‘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를 읽었다. 저자인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갈등을 줄이고, 서로 신뢰하며, 지지할 수 있는 관계 형성에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도서관, 학교, 녹지와 텃밭 등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유대를 다지고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며, 어떠한 물리적 공간과 운영이 사회적 인프라스트럭처로서 기능하는지 논증한다.
클라이넨버그는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레이 올든버그의 『제3의 장소』를 인용하며 지역 상점 또한 사회적 인프라로서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는 시카고 폭염 사태 당시 상점에서의 교류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eyes on the street) 등이 사람들을 서로 연결되게 하고 안전하게 지지하도록 한 사례를 예로 든다.
하지만 단순히 상점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사회적 갈등을 줄이고 개개인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골목상권 활성화 사업과 청년창업 지원이 사회적 인프라로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도 따져볼 문제다. 어떤 상점은 사라지면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지만, 어떤 상점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인프라로서 기능하는 상점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도시가 이러한 상점들을 많이 배태하기 위해선 어떤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지 탐구할 필요가 있겠다.
- 갑자기 구례 월인정원의 ‘오후 3시’ 빵집에서의 경험이 떠오른다. 사장님께서 남은 반죽으로 만든 작은 빵을 덤으로 주셨고, 녹차 단팥빵을 보고 있으니 반죽 한 번에 여덟 개씩 나와 그 여덟 개를 모두 예약해야만 만들어주신다고 설명하셨다. 그리고 누가 어디에서 생산한 밀로 빵을 만드는지 적힌 종이를 빵 봉지에 함께 넣어주셨다. 이러한 상점들이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